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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뉴스

전두환의 경제와 노태우의 외교

이명박 정부는 멀리 갈 것 없다. 전두환 정부의 시장경제와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을 업그레이드하여 계승하면 된다.

지난 15년간 전두환과 노태우는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 방망이와 채찍과 주먹에는 좌우가 따로 없었다. 아무나 휘두르고 아무나 내리치고 아무나 쥐어박았다. 그들은 독재와 부패와 무능의 대명사였다. 결과는 외환위기요, 안보위기요, 정체성위기요, 경제위기요, 치안위기요, 생존위기다. 전두환 정부와 노태우 정부 시절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1980년 한국은 궁정동발(發) 정치의 봄에, 중동발 제2차 석유파동에, 설상가상 오츠크해의 찬 기단이 북태평양의 더운 기단을 제압하는 바람에 냉해까지 겹쳐 세 끼 밥걱정에서 시작하여 6·25 전쟁 이후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마이너스 경제성장으로 가정경제는 암울하기만 했다. 국내기업의 맞수 삼성과 금성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도 직전이었다. 이 때, 서부의 총잡이 집단처럼 무시무시한 국보위에 끌려간 오명이 조용조용 제안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가느다란 빛이 솟아올라 IT 강국 한국의 태양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칼라 TV를 허용하면 전자업계는 바로 살아납니다. 전화도 이제 규제를 확 풀어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꾸면, 집 한 채 값의 전화를 껌 값으로 집집마다 갖출 수 있습니다. 전전자식 교환기를 개발하여 국산화할 수 있습니다. (후에 오명 체신부 차관은 연구비 10억 원이 하늘이었을 때, 놀라지 마시라, 무려 240억 원을 들여 전전자식 교환기를 개발한다. 외국의 10분의 1 비용.) 그러면 넘실넘실 푸른 바다가 펼쳐집니다."

박정희는 절망의 늪에서 한강의 기적을 건져 올렸지만 죽는 순간까지 위화감을 조성할 수 없고 검소한 생활 습관을 버릴 수 없다며, 칼라 TV는 오로지 수출용으로만 생산했다. 이미 국민 경제가 웃자라 칼라 TV 정도는 사치가 아니라 필수품임을 구멍 숭숭 난닝구와 도금 칙칙 세이코 시계의 깐깐 노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 유방의 두뇌 장자방(경제대통령 김재익)은 백만 대군을 지휘할 한신을 한 눈에 알아보고 무식하게 보이나 인재는 기막히게 알아보는 유방 앞에서 그를 두둔했다. 김재익은 아무리 어려운 경제이론도 초등학생조차 알아듣게 설명할 수 있었던 천재였다. 유방은 장자방의 적극 두둔에 고개를 쑥 빼고 듣더니, 그 자리에서 한신에게 백만 대군(규제혁파와 기술개발)을 마음대로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경제기획원의 이단아이자 몽상가로서 박정희 경제모델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던 김재익이 드디어 전두환이라는 바닷물을 만났다. 이런 김재익과 어떤 난관도 즐겁게 돌파하는 아이디어 뱅크 오명에 의해, 마침내 보이지 않는 손이 국내시장의 구석구석에도 풍요의 미소를 던지기 시작했다. 자율과 개방은 전두환 경제의 핵심이었다. 거기에 더해 전두환 총사령관은 강력한 안정화 정책을 임기말까지 유지했다. 악성 인플레를 잡아야 실질소득이 오른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김재익의 말을 굳게 믿고, 마이너스 경제성장 전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부양책의 유혹을 뿌리치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과연 인내는 썼지만, 결과는 달콤했다. 기존의 경제이론으로 불가능했던 고성장과 저물가와 국제수지 흑자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전두환식 시장경제의 우렁찬 개가였다.

노태우 정부의 성취도 눈부셨다. 첫째, 물태우는 탈권위의 상징이었다(노무현 정부는 탈권위가 아니라 무질서와 깽판의 상징). TV 코미디에 현직 대통령이 등장한 건 그 때가 처음이요 마지막이었다. 둘째, 기다림의 달인 노태공은 인자한 얼굴에 당근과 채찍을 양손에 들고 야금야금 북한을 포위했다. 시대의 흐름을 기막히게 포착하여 북한의 두 상전 소련과 중공을 우리편으로 끌어들였다. 남북비핵화선언과 남북기본합의서도 노태공의 걸작이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만들었다.

역사바로세우기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두환의 보이지 않는 시장경제의 그물은 갈가리 찢어지고 노태우의 투명한 북방정책 전기 철조망은 곳곳이 절단되고 망가뜨려졌다. 이어 제2의건국 정부와 과거사정리 정부가 들어서자 한국이 완전 역포위되었다. 시장경제마저 민족경제로 교체되어, 10년 만에 정권교체했다는데 웬 비핵개방3000이란 팡파르가 귀를 찢는다.
박정희는 경제만이 아니라 외교와 안보도 반석 위에 얹어놓았다. 논란이 많은 정치도 박정희의 근처에 가는 대통령조차 없다(정치발전 기여도 1위 박정희 64.3%, 2위 김대중 14.1% 3위 노무현 5.0% 2008/1/1 동아일보).

전두환과 노태우는 각각 경제와 외교에서 박정희의 업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전두환 때가 제일 살기 좋았다. 대학 4년 내내 데모해도 기업에서 서로 오라고 난리였다. 노태우 때는 김일성이 단 한 번도 도발하지 못했다. 노태우 정부 때가 흡수통일(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에 가장 가까웠다--김영삼과 김대중과 김정일의 노래방 18번." 이런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시장경제와 상호주의와 실용주의의 이명박 정부는 멀리 갈 것 없다. 전두환 정부의 시장경제와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을 업그레이드하여 계승하면 된다. 그러면 틀림없이 빛나는 정부가 된다. 그렇지 않고 활주로도 없이 747기를 띄우려 하고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안개 속에 400억 달러를 뿌리면, 3000대박은커녕 300쪽박에서 영영 헤어날 수가 없다. 그것은 마치 집안의 금송아지를 두고 오대양 육대주를 허겁지겁 엄벙덤벙 헛되이 돌아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보위 참여를 조선총독부 근무처럼 부끄러워하는 자가 이명박 정부의 제2인자라는 것이 여간 마음에 쓰이지 않는다. 그런 자부터 내쳐야 한다. 언제든지 뒤에서 비수를 꽂을 자이기 때문이다.
(2008. 2. 29.)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