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은 북한에서 토지개혁을 실시한 날입니다.
해방 직후인 1946년 북한정부는 일본인이나 지주가 가지고 있던 토지를 무상으로 몰수하여 땅이 없거나 부족한 농민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주었습니다.
땅을 빼앗기게 되어 항의하는 지주들에게 땅은 원래 농사짓는 사람들의 것이라고 정당화했습니다.
그러나 땅에 대한 농민들의 개인소유는 영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르크스의 이론에 의하면 사적소유는 착취를 발생시키는 온상으로 되기 때문에 허용할 수 없었습니다. 전후에 북한은 농업협동화를 해서 땅을 다시 국가소유로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일한 것만큼 분배받는 사회주의 공산주의사회에 대한 이상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사회주의 이상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사람들은 목숨까지도 기꺼이 바쳤습니다.
그러나 정작 공동소유 공동노동을 해보니 현실은 이론과 달랐습니다.
사람들은 농장 일을 자신의 일처럼 하지 않았습니다.
일한 것만큼 분배받는다고 했지만 현실에서는 실현할 수 없었습니다.
농업기술은 자본주의 농업을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농업은 지속적인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지도부는 토지 경작권을 농민들에게 넘기는 가족도급제 실시를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사회주의 원칙과 어긋나고 대규모 농업경영으로 발전하는 세계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국의 농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북한의 농업생산은 계속 줄어들다가 사회주의가 붕괴되자 파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주장한 것처럼 대규모 농업경영이 소규모 개인농보다 우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규모 농업경영을 하려면 자본과 기술이 있어야 하고 경영자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부족한 현재의 상황에서 당장 대규모 자본주의 농장을 만들 수 없습니다.
중국처럼 개인농을 허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는 적당량의 세금만 받고 농업생산물을 모두 개인이 처분할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그러면 국가의 추가적인 투자가 없이도 농업생산을 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도부의 권한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사적 소유를 허용하면 지도부의 생각대로 농민들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고 농산물에 대한 처분권도 행사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북한정부는 토지개혁 때 땅에 대한 지주들의 욕심을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상황을 보면 북한지도부의 욕심도 지주들 못지않게 강합니다.
북한지도부가 주장하는 국가적 소유는 인민의 소유가 아닌지 오랩니다.
북한에서 국가적 소유는 본질에 있어서 최고위층의 소유일 뿐입니다.
현재 북한정부는 토지가 국가소유라는 근거로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마음대로 공출해가고 있습니다. 군량미, 5호미, 국가계획 등 각종 명목으로 알곡을 공출해가면 한해 먹을 식량조차 남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해방이 갓 되었을 때 공산당은
지주들에게 일제 때처럼 절반이 아니라
3할만 가져가라는 3:7제 운동을 벌이도록 농민들을 추동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정부는 7할 넘게 공출해가고 있습니다.
사회주의이론대로라면 북한지도부는 지주보다 더한 착취자입니다.
또한 가진 자는 땅을 스스로 내어주지 않습니다.
사회주의 혁명이론은 이런 경우에는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농민들은 수십 년 전의 그날처럼 제2의 토지개혁을 요구하는 혁명을 일으켜야 제 땅에서 자기를 위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자유아시아 방송 / 김연아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