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영변 핵시설을 둘러보고 북한의 핵 관련 관리들을 면담한 미국의 대표적인 핵 전문가 헤커 박사는 6자회담 참가국들이 핵 신고 지연의 이유로 들고 있는 북한의 불만 사항을 다 들어 준다해도 북한으로부터 핵 신고를 받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헤커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현시점에서 자기들이 완전한 핵 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를 10.3 합의에 따라 100만 톤의 중유와 테러국 해제 적성국 교역법을 해제하거나 종료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측은 핵 신고만은 이미 미국에 신고를 다했기 때문에 6자회담 참가국들이 10.3 약속 이행을 하지 않으면 더는 안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헤커 박사는 "구체적으로 북한 측 주장을 살펴보면 실제로 중유공급 등에 있어 차질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정확히 어떤 순서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종료를 해주겠다고 했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10월3일 합의문을 꼼꼼히 살펴보면 어느 쪽이 먼저 약속 이행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모호한 구석이 있으나 분명한 것은 미국은 북한의 약속 이행이 늦다는 것이고, 북한은 반대로 미국의 약속이행이 늦다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 측이 6자회담 참가국들이 10.3 합의에 따른 약속을 이행하면 자기들도 신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시사했으나 북한으로서 그렇게 하긴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 측이 핵 신고서를 제출한다 해도 플루토늄의 양은 이미 미국에 신고한 30kg 신고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보여 이를 검증하는 문제와 이 시점에서 어떤 핵무기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추가대화가 필요하며, 농축 우라늄과 핵기술 수출문제는 북한의 해명이 안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시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실히 모르겠으나 북측의 의도를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이 과연 핵 신고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6자회담 참가국들이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하고 북한이 그래도 신고를 하지 않으면 전적으로 북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헤커 박사는 "핵 신고 문제 때문에 석 달째인 답보상태를 해결하려면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침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능력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지점에 근접 했다는것" 이라고 말하고" 이점을 한껏 활용해 북한의 플루토늄을 항구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길을 막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헤커 박사는 "현재는 폐연료봉을 빼서 냉각저수지에 옮긴 뒤 금속용기에 보관되고 있으며 아직 폐연료봉을 북한 이외의 지역으로 반출할지에 대해선 합의가 없는 상태로 이 문제는 비핵화 다음 단계에서 결정될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기대하고 있기에 폐연료봉을 용기에 담아 북한 바깥으로 반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작업은 정치적으론 편리할지 몰라도 기술적으론 잘못된 일로 왜냐하면 5만kg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폐연료봉을 꺼내고 나서 이를 다시 냉각 수조에 옮겼다가 금속용기로 담아 보관하는 것은 작업량과 비용도 엄청나게 들기 때문에 대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와 안전조치 아래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플루토늄을 뽑아내게 한 뒤, 플루토늄만을 제3국으로 반출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헤커 박사는 "이러한 방법으로 추출하는 플루토늄의 총량은 약 12kg에 불과해 훨씬 단순하고 방사능 누출 위험도 적지만 만일 폐연료봉을 모두 꺼내서 제3국으로 반출한다고 할 때 어느 나라로 갈 것이며, 그걸 받아들이는 나라에서 재처리를 해야 하는문제가 따르며 방법이 없으면 핵 쓰레기를 다시 북한으로 반입해야 하므로 앞으로 15년간 관련국에 악몽이 될 것"이고 우려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 시설을 지을만한 자체적인 능력은 없고 제대로 하려면 북한은 외부로부터 원심분리기 원료를 구입하거나 원심분리기를 직접 구입해야 하지만 북한은 우라늄 농축 분야에 자체 기술이 결여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은 과거 일부 장비를 구입했을 가능성이 있고 북한은 자신들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농축우라늄 연구 프로그램(uranium enrichment research program)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지만 모든 정보에 근거해볼 때 북한은 농축우라늄 연구계획은 가졌을 가능성이 아주 크지만 농축 우라늄 생산계획을 가졌다는 징후는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시리아 간의 핵 협력 설에 대해 헤커 박사는 "그 점에 관해선 여전히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면서 "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시리아 시설이 핵시설일 가능성은 있지만 분명하진 않고 설령 공습받은 시설이 핵시설이었다 해도 시리아가 원자로를 지을 수 있는 자체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리아에 핵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로 북한일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선 확신하며 또한 북한이 오랫동안 시리아와 미사일 기술협력을 해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시리아와의 핵기술 협력은 가능하지만 솔직히 말해 현단계에서 북한과 시리아 간의 핵 협력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헤커 박사는 "이번 방북시 이 문제를 제기하자 북한 외무성 관리들은 핵물질을 수출하지도 이전하지도 않겠다고 밝힌 10.3 합의를 북한은 준수한다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나 핵물질의 수출문제에 대해선 북한이 핵기술을 해외에 진짜로 수출할 가능성은 매우 적으나 다른 나라에 핵기술을 협력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6자회담의 주임무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북한과 다른 나라 간에 핵기술 협력이 있었다면 이걸 중단시키는 일이며 북한이 핵물질을 수출할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핵기술이 이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 기술자와 과학자들의 재교육, 재취업 문제는 정치적으로 너무 이르다는 말을 북측 관계자에게 들었고 아직 핵시설 불능화와 핵 해체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헤커 박사는 "북측은 최종적으로 에너지 수급 구조 상과 상징적 중요성을 위해서도 자신들이 경수로를 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으나 북한은 경수로를 운용하게 되면 낙후된 전력 송배전 시설부터 현대화해야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종전에 운영한 흑연감속로에 비교해볼 때 기술적으로 상당히 진보돼 나중에 대타협을 하게되면 북한은 낙후된 원자로를 포기하는 대신에 경수로를 얻으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원자로 기술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고 경수로 주장 배경을 설명했다. 노컷뉴스 안윤석 대기자 ysan@cbs.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