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개혁 14년, 개혁정신 퇴색 "가물가물" 4.10 승려대회 기념행사 전무…일부선 자성 목소리 1994년 조계종단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4.10 승려대회"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기 위한 어떠한 기념행사도 마련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1994년 종단개혁 당시 의현 총무원장 체제를 부패종권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개혁종단을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4월 10일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는 종단개혁의 가장 핵심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전국승려대회는 종도들의 개혁 열망에 힘입어 종헌종법을 초월해 의현 총무원장 체제의 작별을 고한 현대불교사의 일대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당시 조계종은 새로운 총무원장에 월주스님을 추대하며 자정을 통한 개혁종단임을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후 들어선 정대 총무원장, 법장 총무원장 체제와 현 지관 총무원장 체제 역시 94년 종단개혁에 정신적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조계종은 94년 직후인 몇 해를 제외하고는 종단개혁을 상징하는 4.10 승려대회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어떠한 행사도 개최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조계종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기념행사를 마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94년 부패종권의 퇴장과 인적 청산 등의 열망을 실현시킨 개혁정신의 퇴색에 대한 우려가 높다. 여기에는 지금이라도 파사현정의 정신을 일깨웠던 94년을 되새겨 개혁정신을 되찾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담겼다. 실천승가회 "개혁정신 계승" 논평 한편, 종단개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실천불교전국승가회는 11일 발표한 "4.10 승려대회 14주년에 즈음하여"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종도들의 참종권 확대와 3원체제 확립, 삼권분립을 통한 견제와 균형 확보 등 당시 개혁을 통해 이룩한 성과는 아직까지 우리 종단을 지탱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면서 "지도층을 비롯한 종단 구성원 모두가 자자포살의 정신으로 돌아가 국민과 종도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도록 각별히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실천불교승가회는 "14년이 흐른 현하 종단은 각종 사건과 사고로 인해 도덕성과 위상이 실추되고 있고, 개혁정신은 종단 지도층을 비롯한 종단 구성원들의 관성과 태만으로 인해 급속히 퇴색되고 있다"며 "종단 현실을 목도하며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으며, 개혁의 성과보다 이를 계승 발전시켜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역사적 교훈 앞에 그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