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8주년을앞두고 정상회담 후 남한에서 생겨난 "일화들중 몇가지"라고 주장한 사례들은 정보가 통제된 북한 주민들에 대한 북한식 왜곡선전의 전형을 보여준다. 노동신문 3일자는 "역사적인 평양 상봉의 나날에"라는 기사에서 "6.15 통일시대의 아침을 감격과 흥분 속에 맞이한 남녘겨레들" 사이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존경과 흠모의 정"으로 가지가지의 일화들이 생겨났다며 김정일 복장과 필체관련 "일화"들을 소개했다. 신문은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김 위원장의 필체를 TV를 통해 보게 된 남한 사람들이 "커다란 감명을 받았다"며 그 때부터 남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식처럼 "날아갈 듯이 힘찬 필체로 수표(서명)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됐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초등학교들에서는 새로 글쓰기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15도 각도로 힘차게 비껴쓰는 것이 5점"이라고 하면서 (김 위원장의) 명필체대로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까지 생겨났다고 한다"고도 선전했다. 당시 인터넷 사이트 광고 등에 북한식으로 비스듬하게 쓴 서체와 말투가 등장한일이 있었지만, 이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급증한 북한 사회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마케팅 수단일 뿐인데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에 대한 "흠모의 정"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노동신문은 남한 사람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수수한 잠바(점퍼)" 옷차림에서 "겸허한" 모습을 보고 "경모심을 금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김 위원장이입었던 것과 같은 점퍼를 입는 경쟁이 일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한 백화점에서는 그같은 점퍼를 전문 판매하는 매대들이 생겨났고 손님들이 김 위원장의 사진 곁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특별매대는 매일 초만원을 이뤘다고 한다"고 노동신문은 덧붙였다. 당시 코오롱상사가 인민복 형태의 수트 200벌을, LG 인터넷쇼핑몰이 "김정일 점퍼" 100벌을 각각 한정생산하거나,백화점과 호텔 등에선 김 위원장의 전신 사진과 캐릭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역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이용한 시선끌기 마케팅 수단이거나이벤트였을 뿐인데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에 대한 "경모심"의 표현이라고 북한 주민들에게 선전한 것이다. 노동신문은 남북 분단 이래 처음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관심과 남측 TV를 통해전해지는 오늘의 북한 사회에 대한 호기심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TV에서 눈을 못 뗀 것에 대해서도, TV로 김 위원장의 모습을 보고 "매혹된 사람들은 종일 TV 앞을 떠나지 못했고"라거나 "남조선 언론은 시민들이 TV에 "감전"돼 있었다고 전했다"고 왜곡선전했다.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