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BBK 핵폭탄’ 막을 수 있을까? 김종률 “이명박 후보 기소...한나라 후보교체 논의해야” 이명박 후보 주가조작 연루 의혹의 핵심인사인 김경준씨 귀국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부각된 BBK 파괴력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비상 대응체제로 돌입, ‘후보구하기’에 나섰지만, ‘BBK 핵폭탄’을 막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심지어 BBK 문제로 이명박 후보가 기소되고,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후보교체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13일 “이번 BBK 사건은 파렴치한 작전세력이 개입된 주가조작 사건이며, 사기 횡령사건”이라며 BBK, 검찰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5가지 주요쟁점을 들어가며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정의원은 ‘도곡동 땅 판매대금의 행방과 다스의 BBK 투자금 조사’를 첫 번째 쟁점으로 꼽았다. 정 의원은 “도곡동 땅의 일부는 이상은의 땅이 아니라고 이미 검찰이 확인한 바 있다. 또한, 당시 190억을 투자할 능력이 없었던 다스가 BBK에 투자한 190억원이 어디에서 나온 돈인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다스와 BBK의 회계장부 및 계좌를 확인하면 쉽게 파악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은 도곡동 땅 판 돈의 만기일자와 투자 일자가 다르다고 하지만 (주)다스가 어음할인을 해서 투자를 하고, 연말에 돈을 찾아 지불했다는 세간의 의혹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해야 할 것”이라면서 “다스가 투자한 BBK 투자금이 도곡동 땅을 팔아 조달한 것이 사실이라면 ‘도곡동 땅의 일부가 이상은 소유가 아니다’라고 밝혀졌기 때문에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 주인이 누구인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의원은 “BBK 투자자들의 투자경위 및 투자금의 출처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명박 후보 지인들로 구성된 BBK 투자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BBK 투자자들은 2001년 4월 회사(BBK)가 등록 취소되었음에도 손해 본 사람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이자까지 모두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BBK가 등록 취소될 당시 수십억을 투자하고도 누구하나 소송 등의 문제를 제기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라며 “이는 누군가 지급보증을 서 줬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들은 정상적인 투자자들이 아니라 주가조작의 공범(작전세력)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투자 경위와 시기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특히 정 의원은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횡령금 384억의 행방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면서 “다스, 심텍, 오리엔스 등 투자금과 환수금이 다른 회사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횡령을 결심한 김경준이 이유없이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었다는 점이 의문이다. 아울러 다스, 심텍, 오리엔스캐피탈 등의 회사들은 실제 검찰수사기록과 같은 금액의 돈을 받았는지 관련 기록이 서로 맞지 않고 있다는 것은 당시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당시 송금 담당자인 이진영이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임을 감안하더라도 서로 공모 했을 가능성 등에 대한 수사는 필수적이라 보여지며, 횡령금이 입금된 회사들에 대한 돈의 입금이유와 투자금이라면 투자금의 출처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의원은 “Lke뱅크가 BBK 투자결과 입은 손실자금은 얼마냐”며 “Lke뱅크를 통해 자금세탁이 이루어 졌는지 관련 계좌를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 정 의원은 “BBK와 Lke뱅크와의 관계, 허위이사 등재의 문제를 밝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Lke뱅크가 BBK를 100% 소유하고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며 “하나은행의 자료와 당시 나온 각종 홍보자료, 언론 보도내용들을 살펴보면 주가조작의 자금을 제공한 BBK는 Lke뱅크의 자회사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이명박 후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BBK의 초기 최대 주주 중 한 사람이었던 이캐피탈의 홍종국 사장은 지난 국정감사 기간 중 ‘이캐피탈의 BBK 지분이 여러 사정을 거쳐 50%였다’고 증언 한 바가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1999년 당시 이캐피탈(자본금 5억)은 설립 후 한 달이 되던 시점이었음에도 3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출자했고, 서류상 99%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데 국정감사에서는 ‘50% 지분을 소유했다’고 주장했다는 것.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출자 자본금의 출처와 왜 50% 지분이라고 주장했는지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 의원은 “LKe뱅크와 e뱅크 증권중개의 공정증서 원본을 허위로 작성, 신고한 책임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LKe뱅크의 등기부등본에는 가공의 인물들이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고, e뱅크증권중개의 설립신청서에는 김경준, 김재정, 이상은 등과의 특수관계가 은폐되어 있었다”면서 “공정증서 원본 부실기재죄를 규정한 형법 제228조 위반이다. 검찰은 불법행위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가려내 반드시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김경준의 말 한 마디, 그들이 가진 허위·위조된 문서 한장 한장을 검찰이 브리핑 과정에서 말하고, 그런 것을 통해 대선 판도를 흔들려는 기도가 있지 않겠나 걱정하고 있다"면서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수년 동안 미국 형무소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들어온 것은 뭔가 정치공략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선의 본질이 흐트러져 김경준에 의해 대선이 좌지우지되고,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2002년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몰고 온 BBK 사건이 김경준의 귀국으로 이제 막바지 결론으로 나아가고 있는 시점이어서 한나라당의 이 같은 대응으로는 ‘BBK 핵폭탄’을 막이에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 김종률 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과 관련, "대선후보 등록 전에 기소를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사실관계나 증거관계가 충분히 확보돼 있기 때문에 기소단계까지 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당헌당규를 보면 기소가 되면 당권이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당권정지가 되면 대통령선거 피선거권이 없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나라당도 지금 후보 본인의 대선후보 등록 무효사유가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단계인 만큼 후보교체를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