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 측근은 영원한 측근=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이 당선인의 오랜 측근·가신들이 당선인 비서실과 인수위의 요직에 전면 배치됐다는 점이다. 이 당선인이 한나라당의 ‘아웃사이더’처럼 취급당하던 2006년 이전부터 곁을 지킨 ‘서울시청팀’과 ‘안국포럼팀’ 40여명은 빠진 사람 없이 모두 비서실이나 인수위에 기용됐다.
이들 중 대부분이 비서실에 포진했다. 각각 당선인 정무보좌역을 맡은 정두언 의원과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박영준 총괄팀장, 신재민 정무기획1팀장, 권택기 정무기획2팀장, 김영우 정책기획팀 부팀장, 공보 담당인 조해진·송태영씨, 김희중 일정비서, 임재현 수행비서 등이 그들이다. 서울시청·안국포럼 식구들은 인수위에서도 행정실장(백성운), 경제1분과 간사(강만수), 한반도대운하팀장(장석효), 사회교육문화분과 위원(김대식), 부대변인(강승규·박정하) 등 주요 직책을 맡았다.
한 측근은 “이 당선인이 한번 믿음을 준 사람은 끝까지 챙기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당선인은 경선 및 대선 기간에 각종 협상이나 일정 조율 등에서 ‘실수’한 사람들을 내치지 않았고, 이번에도 중용했다.
■ 출신·과거 불문=이 당선인은 인수위 인선과 관련해 “출신 지역과 학교를 초월해 실력과 전문성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능력과 실적이 있다면 과거나 출신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정책의 핵심 인물인 서종대 건교부 주거복지본부장, 도태호 국가균형발전위 수도권정책국장 등을 전문위원으로 기용한 것도 이런 기준에 따른 ‘파격’이라고 할 수 있다. 조원동 재경부 차관보도, 이 당선인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과의 친분설이 있긴 하지만 능력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이 당선인 쪽의 한 관계자는 “그 분야의 현황과 문제점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로서 기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가보위입법회의 입법의원 전력 논란에도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인수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당선인의 모교인 고려대 출신이 상대적으로 덜 기용된 것도 눈에 띈다. 정부 파견 전문위원 34명 가운데 고대 출신은 2명에 그쳤다.
이 당선인 진영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기본적으로 이 당선자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과감하게 그 자리에 앉히는 식”이라고 평가했다. 한 측근은 “이 당선인이 자신이 일하기 편하게 느끼는 사람을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 때 열심히 일하고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측근만 챙기는 정실인사”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겨례,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