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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뉴스

김대중 칼럼]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를

▲ 김대중·고문 12·19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서울 강남에 이런 교통표어가 나붙었다. "이제 교통질서를 지킵시다." 이제까지는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었지만 이제 새 정권이 들어섰으니 지키자는 것인지, 이제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질서를 지키자는 것인지 쓴웃음이 절로 난다.

하지만 그 발상의 여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마음속에 우리 삶의 주변을 둘러보려는 여유가 생기고 있음을 그 표어는 에둘러 시사하고 있다. 말하자면 그동안 무슨 질서고 무슨 규칙이고 무슨 예의고 신경 쓸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 새 사람 뽑았으니 우리 모두 잘해 보자는, 그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사실 지난 5년 사람들은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물론 친노파들은 그렇지 않았겠지만). 세상이 럭비공처럼 어느 쪽으로 튈지 몰라 불안하고 아슬아슬해 긴장하며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사회적 질서와 공동체의 안전판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예절을 말하고 문화를 얘기하며 전통의 규범들을 거론하는 것이 한가하게 느껴졌다. 사회질서를 "평준화"로 끌어내리고 "과거"에 매달리며 사람들을 편 가르고 세상을 대립과 갈등으로 몰아갔다.

이제 사람들에게는 한숨 돌렸다는 생각이 이심전심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이런 것 저런 것 좀 차분히 생각해 보자는 분위기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소홀히 했던 것을 챙겨 볼 기회다. 질서 지키기에서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과연 사람답게 살고는 있는 것인지, 더 나아가 사는 방식과 내용이 과연 정당한 대우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 등을 스스로 되묻고 또 돌아보고 싶다. 한 야당(대통합민주신당) 정치인은 신당 지도부가 새로 구성된 것과 관련해 "이제 그 당의 노선 걱정은 안 해도 되겠구나"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정치국면에 대한 국민들의 "안도감"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서 12·19 대선을 "9·28 수복(收復)" 같다고 농 비슷이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친노 또는 과거 집권세력들은 그간의 각종 경제지표를 들먹이며 "무엇이 "잃어버린 10년"이냐?"고 대들고 있다. 일부 논객들 사이에서는 "지난 세월 잘한 것도 있다"며 "덮어놓고 뒤집기 하지 말고 잘 된 것은 계승하자"는 논지도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할 때 그것은 액면 그대로의 퇴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남들이 그동안 이룩하고 성취한 것에 비해 우리가 뒤처진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퇴행적 정치가 아니었더라면 더 발전하고 앞서 나갈 수 있었던 것을 "잃어버렸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 시발(始發)하고 있는 "마음 편한 정치"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이명박 정부"와의 밀월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고 또 국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도 분명 생길 것이다. 이명박 체제의 거창한(?) 출발이 오히려 부담스럽고 걱정되는 면이 있다. 그 앞에 가로놓인 많은 장애물을 MB가 쉽게 극복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단 숨을 돌릴 여유만은 찾았다고 할 수 있다. 정치란 분위기다.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는 정치는 그 내용이 아무리 볼만해도 빛을 발할 수 없는 법이다. 분위기를 가장 민감하게 타는 것도 정치다. 작년 대선은 바로 그 분위기를 바꿨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불안하고 걱정스럽고 불투명한 정치, 언제 무엇이 터질지 모르는 불확실한 정치, 격(格)이 떨어져 잡(雜)스럽기까지 한 패거리 정치, 남 보이기 부끄러운 막말 대통령과 그 수하의 좌충우돌, 방송의 뉴스 채널을 돌려 버릴 정도로 보기 싫은 정치(하긴 요즘 벌써 땡이(李)뉴스라는 소리도 들리지만)…. 이런 소리들을 더 이상 보고 듣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만으로도 새로운 정치의 출발은 의미가 있다.

일단 시작은 그렇다는 말이다. 일단 이제부터 그동안 방치했던 교통질서라도 지켜 보자는 말이다. 일단 전봇대와 대못이라도 뽑고 보자는 말이다. 일단 편안한 기분으로 정치를 지켜보자는 말이다. 무엇보다 일단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영토와 정신을 잃을까 봐 염려했던 걱정에서 벗어나 보자는 말이다. "이명박 정치"는 이런 기분을 얼마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김대중·고문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