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변호사는 위선의 가면을 벗어라 박원순(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변호사가 김정일 정권의 고문 실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보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북한이 워낙 폐쇄적인 국가라 정확한 실태를 알 수 없다”고 핵심을 비켜갔다. 박 변호사는 지난 4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고문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범죄 중에서도 가장 중대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며 고문이라는 행위의 야만성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하면서도 정작 김정일 독재정권이 정치범수용소 등에서 자행해온 반(反)인륜적 고문에 대해 어떤 견해를 지니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독립신문은 박원순 변호사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끓어오르는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평소 인권문제에 유달리 다대한 관심을 표명해온 박 변호사는 미얀마 등 해외의 인권실태는 물론, 도룡뇽이나 기타 식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도 여러 가지 활동을 계속해왔다. 본인이 마음만 먹는다면, 인권문제에 대한 어떤 자료든 어렵지 않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인사라는 뜻이다. 북한 인권문제는 UN 총회에서 결의안이 상정되고 통과될 만큼 심각한 사안이다. 국내외에도 북한정권의 인권유린과 야만적 고문을 고발한 자료는 차고 넘친다. 강철환기자의 저서도 있고 UN인권 보고서를 번역한 <잊혀진 수용소>도 출판되었다. 손광주 한기홍 등 북한 문제 전문가들이 편집하는 인터넷 신문인 ‘데일리NK’는 인권유린 현장을 찍은 동영상과 그 밖의 숱한 자료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박 변호사가 “충분한 자료가 없어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발언하는 것은 위선(僞善)이다. 비겁한 도피다. 이런 발언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거나 인권문제를 정치투쟁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발언이다. 지난날 국제 인권단체의 성명서를 증거라고 들이대며 정부를 압박했던 인사들이 오늘날에는 국제사회와 UN이 온갖 증거를 들이대는 데도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대한민국과 북한을 바라보는 기준이 어떻게 그토록 이중적일 수 있는지, 독립신문은 박원순 변호사의 태도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기업으로부터 연간 수 십 억의 기부금을 받는 시민단체가 과연 올바른 의미에서 시민단체라고 할 수 있는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으면서도 줄기차게 돈을 기부한 기업들을 공격하는 까닭은 무엇인지, 이러한 행태가 자릿세와 보호료를 갈취하는 조폭들의 행태와 어떻게 다른지, 특정 기업을 공격하는 자료를 언론에 뿌리고 곧바로 그 기업에게 후원금을 요구하는 지로용지를 보낸 이유는 무엇인지, 이렇게 얻은 돈을 국보법폐지연대를 비롯,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녹색연합’, ‘참여연대’ 소속의 활동가들에게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지, 과연 이 돈들을 개인적으로 착복하거나 유용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파괴를 획책하는 단체에만 지원한 것인지, 그토록 반미(反美) 반(反) 제국주의(帝國主義)를 외치면서도 이른바 좌파 활동가들에게 홋카이도 여행, 미 대륙횡단 여행, 즐기며 공부하는 캐나다 어학연수 등을 보내준 이유는 무엇인지 박원순 변호사에게 묻고 싶은 사항이 하나 둘이 아니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참고, 생각은 좌파처럼, 생활은 우파처럼’하는 것이 한국 좌파의 전형적 태도라지만, 박원순 변호사의 이중성은 그 도를 한참 넘은 것으로 보인다.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은 “자본주의의 가장 나쁜 점과 공산주의의 가장 좋은 점만을 가려내는 당신들의 놀라운 선별력에 경의를 표한다”는 발언으로 극렬 죄파 노조지도자들의 이중성과 위선을 비판했다. 독립신문은 이 말을 박원순 변호사에게 반드시 들려주고 싶다. 독립신문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