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수사결과에 대해 김용철 변호사와 정의구현사제단 등 이른바 "삼성비리"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 "봐주기 수사" "부실 수사" 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더 이상의 혼란을 자초하지 말고 수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바른사회시민회의·자유주의연대·시변(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 등 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1일 오전 서울 정동에 위치한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특검 결과에 대한 시비를 자제하고, 냉정한 자세로 사법적 절차를 지켜보자"며, 김 변호사와 사제단 측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삼성특검팀은 삼성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운 인물들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김 변호사나 사제단 등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 구성되었던 만큼, 특검이 봐주기 수사나 면죄부 수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오히려 이같은 주장들은 자신들이 바라던 대로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은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부실수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특검수사에서 가장 큰 열쇠를 쥐고 있던 김용철 변호사는 참고인 조사과정에서 진술이 여러 차례 엇갈리는 등 신빙성이 떨어졌고, 제기한 의혹에 대한 증거제시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자료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수사의 불신으로 특검수사가 도입되어 이미 두 번의 검증을 받은 삼성문제에 또다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다면 또다른 혼란과 갈등이 촉발될 것"이라며 "만일 또 다른 법적 조치를 통해서도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못한다면 그 때에는 결과에 수긍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이제 삼성문제에 더 이상의 혼란을 부추기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며 "끝없는 이의제기는 삼성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갈등만을 확대 재생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지금 요구되는 것은 특검결과에 대한 시비를 따지는 일이 아니라, 냉정하고 차분하게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보는 성숙한 자세"라고 부연했다.
삼성에 대해서도 "그동안 사회에 끼쳤던 크고 작은 혼란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며 "앞으로 진행될 사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며 "보다 강도 높은 쇄신안을 마련해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면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은 일류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참가단체중 변호사들의 모임인 "시변" 측은, 이번 수사결과를 통해 김 변호사와 사제단 등이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더 이상 국민들을 호도하지 말고 응분의 법적·도의적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수사에 특검을 도입한 것에 대해서도 "입법 당시부터 기업경영 및 국가경제에 대한 우려 이외에도, 정치권이나 특정세력이 대선·총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서 정략적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며 "특히 수사대상이 권력비리가 아니라 사기업의 비리로서, 재판과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에 특별검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옳지 않았다"는 시각을 피력했다.
"특검 수사결과가 불충분하다고 비난받는 것도 정략적이고 무리한 입법에서 비롯된 결과"이며 "권력범죄가 아닌 기업 범죄로서, 굳이 특별검사가 아닌 일반 검찰의 수사의지와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밝혀질 수 있는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따라서 "그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면서까지 특별검사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었는지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러한 反법치주의적 상황을 초래한 정치권 및 고발인단체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